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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중·일 `한자 통일` 논의, 정부도 나서야
글제목: [사설] 한·중·일 `한자 통일` 논의, 정부도 나서야
한국·중국·일본·대만의 학자들이 자형(字形)을 통일한 5000~6000자의 표준한자를 만들어 가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지난달 31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8회 국제한자회의 결과라고 한다. 우리는 민간 학계 차원에서 이루어진 초보적 수준의 이번 합의에 주목하면서 ‘한자 통일’ 논의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한다.

한국 학자들 주도로 1991년 처음 열린 국제한자회의는 한자를 함께 쓰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각기 다른 형태의 글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혼란을 막기 위해 상용한자 수를 정하고, 자형의 표준화를 추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국과 대만은 정체자(正體字), 즉 번체자(繁體字)를 사용하는 데 비해 중국은 간체자(簡體字), 일본은 약자(略字)를 쓰고 있다.

나라마다 서로 다른 자형이 정착돼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하나로 통일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진 않을 것이다. 그동안 논의에 소극적이었던 중국은 이번 회의에서 ‘번·간 공존’ 원칙을 내세우며 번체자 중심으로 통일하되 해당 글자에 간체자가 있는 경우 함께 표시하자고 제안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고 한다. 한자 종주국을 자임하는 중국의 의도는 경계해야겠지만, 그렇다고 한자 통일 논의 자체에 소극적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동아시아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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